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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교과서에 나오는 윤동주 동시집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by glesam 2023. 4. 16.

5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윤동주 시인의 '반딧불'을 읽노라면 예전에 배웠던 '서시' , '자화상' , '별 헤는 밤', '새로운 길' 등이 떠오른다. 윤동주 동시집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에서는 초등학생이 읽으면 좋을 동시를 포함해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시도 같이 읽을 수 있다. 

 

윤동주동시집-별을-보고있는모습
별을-사랑하는-아이들아

 

1부 2부 3부 4부
귀뚜라미와 나와
반딧불
아기의 새벽

오줌싸개 지도 
해바라기 얼굴
햇빛. 바람
빨래
참새
겨울
호주머니
산울림
고향 집
굴뚝
편지
못 자는 밤

버선본
사과
할아버지
빗자루
거짓부리
만돌이
조개껍데기
기왓장 내외
병아리

햇비
비행기
둘 다
무얼 먹고 사나


나무
서시
새로운 길
자화상
소년
눈 오는 지도
코스모스
내일은 없다
눈 감고 간다

슬픈 족속
아우의 인상화
별 헤는  밤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윤동주 시

귀뚜라미와 나와

귀뚜라미와 나와
잔디밭에서 이야기했다.

귀뚤뒤뚤
귀뚤귀뚤

아무에게도 알으켜 주지 말고
우리 둘만 알자고 약속했다

귀뚤귀뚤
귀뚤귀뚤

귀뚜라미와 나와
달 밝은 밤에 이야기했다.
반딧불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그믐밤 반딧불은
부서진 달 조각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지난밤에
눈이 소-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 주는 이불인가 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오줌싸개 지도

빨랫줄에 걸어 논
요에다 그린 지도
지난밤에 내 동생
오줌 싸 그린 지도

꿈에 가 본 엄마 계신
별나라 지돈가?
돈 벌러 간 아빠 계신
만주 땅 지돈가?

 

중학교에서 배우는 윤동주 시

햇비

아씨처럼 내린다
보슬보슬 햇비
맞아 주자, 다 같이
옥수숫대처럼 크게 
닷 자 엿 자 자라게
해님이 웃는다
나 보고 웃는다.

하늘다리 놓였다
알롱달롱 무지개
노래하자, 즐겁게
동무들아 이리 오나
다 같이 춤을 추자
해님이 웃는다
즐거워 웃는다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새로운 길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참회록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윤동주 시

편지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희 봉투에 
눈을 한줌 옇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누나 가신 나라엔
눈이 아니 온다기에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쉽게 쓰여진 시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과서에 나오는 윤동주 시인의 시들을 정리해 보았다. 우리가 배웠을 때 보다 더 많은 작품을 요즘 학생들은 배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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