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실이 측우기를 만들었다고?

초등학교에 가면 초등 1, 2학년 국어교과서에서 우리나라의 역사적 인물을 만나게 된다. 그러면 우리가 위인전을 차례로 찾아보고 자연스럽게 훈민정음을 만드신 세종대왕을 접하게 된다. 세종대왕의 업적을 보다가 장영실을 만나고 장영실이 만든 과학기구를 보면서 '와' 하면서 감탄을 한다.

 

조선의발명가-장영실

 

장영실이 앙부일구, 자격루, 측우기와 같이 묶이면서 배우다 보니 측우기가 장영실이 만들었다는 오해를 키우게 되었고  급기야 발명의 날도 조선의 발명가 장영실 출생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있었을 거다. 하지만 측우기는 세종의 아들 문종이 만들었고 세종실록에 나온 측우기 발명 날짜를 기반으로 발명의 날도  5월 19일로 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문종은 누구인가?

문종은 세종과 소현왕후의 장자로 1421년 7세에 왕세자로 책봉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성격이 관대하고 학문을 무척 좋아했다고 알려졌다. 그리고 세계 최초의 정량적 강우량 측정기인 측우기를 발명했을 정도로 천문학과 산술에 뛰어났다. 29년간 왕세자로 지내는 동안 세종의 정치를 도왔고 세종이 병상에 누웠을 즈음에는 8년간 대리청정을 했다. 따라서 우리는 문종이 너무 일찍 단명해서 업적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문종은 문신과 무신을 골고루 등용해 언론을 활성화시키고 백성의 마음을 헤아리는 어진 왕이었다. 또한 <동국병감>, <고려사>, <고려사절요> 등을 편찬하여 역사와 병법을 정리했고 태종 때 만들었던 화차를 새롭게 개발할 만큼 국방에 관심이 많은 왕이었다.

 

 

 

문종이 측우기를 만들었다는 증거는?

<세종실록>에 따르면 1441년 4월 29일 세자가 강우량을 재는 구리그릇을 만들어 시험 운영했다는 기록이 등장한다. 1441년 8월 18일 쇠로 길이 2척, 지름 8촌 우량계를 만들어 측우대 위에 올려놓고 측정하는 측우기를 정식 제작했다. 1442년 5월 8일에는 측우기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하며 쇠를 주조한 측우기를 제작, 서운관 관원이 강우량 측정 보고하고 각 지방에도 측우기를 보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때 장영실은 임금이 타는 수레가 부서지는 사고의 책임으로 처벌을 당하고 있어서 측우기를 발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한다. 또한 <연려실기술>에서 1432년 간의대, 혼의 혼상, 앙부일구, 일성정시의, 자격루 등을 장영실이 주도했다고 나오나 측우기에 대한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측우기의 우수성 무엇인가?

현대의 측우기와 비교해도 될 만큼 규격면에서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재 세계 13개국의 우량계의 지름은 127mm 와 8개국 우량계의 지름은 159mm로 우리의 금영측우기는 140mm  중간 정도 지름이다.

그리고 멀리서 보면 하나의 원통형 같지만 3단 조립식으로 원통이 너무 깊으면  고인 물을 측정하기 힘들어서 윗부분의 한토막 내지 두 토막을 떼어내고 빗물의 깊이를 재었다고 한다. 

 

남아있는 측우기와 측우대

현재 남아 있는 측우기는 한 대뿐 충청 감영(금영)에 있었던 '금영측우기(1837년 헌종)로 일본 기상청에서 보관돼 있었는데 1971년 환수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측우기를 설치했던 측우대는 5기 정도 존재하는데 측우대는 적절한 높이로 주변의 빗물이 튀어 측우기에 들어가는 것을 막고 측우기를 고정하는 역할을 했다.  관상감 측우대, 대구 선화당 측우대, 창덕궁 측우대, 통영 측우대, 연경당 측우대가 현재 남아 있다.

 

 

금영측우기는 지금 어디에

서울특별시 종로구 국립기상박물관 보관되어 있으며 1971년 12월 21일 금영측우기라는 이름으로 보물 제561호 지정되었다가 2020년 2월 27일 대한민국 국보 제329호로 승격 지정되었다.

 

참고> 보물은 대표성을 띠는 것 중에서 지정하고 국보는 각 부문에서 유일한 것을 지정한다. 따라서 세계 최초 우량계인 측우기는 국보 승격이 마땅하다.

 

측우기 요리조리 보기

국립기상박물관 랜선스쿨에서 온라인 교육으로 누구나 측우기 요리조리 보기 체험을 할 수 있다.

교육기간은 2022-4-18~2023-12-31 교육인원은 제한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