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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유치환, 나태주의 '행복', 신해철의 '나에게 쓰는 편지'

by glesam 2023. 4. 12.

고 1 통합사회(천재교육) 중간고사를 공부하다 보면  행복의 의미와 기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조건 등을 배우게 된다. 추상적인 개념이면서 사람마다 행복의 의미와 기준, 조건이 다르지만 행복에 관한 글과 노래를 들으면 보편적인 느낌을 받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행복-유치환-나태주-신해철-쉘실버스타인

 

 

 

오늘 소개할 행복에 관한 글과 노래

유치환 <행복>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사회에서 사랑을 받는 것 보다 주는 데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 라는 소중한 가치를 주는 작품
나태주 <행복>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 사랑, 행복 등을 간결하고 쉬운 언어로 표현하고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라는 것을 알려주는 작품
신해철<나에게 쓰는 편지> 세속적 가치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는지 의문을 제시하면서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소중한 가치를 추구한다. 또한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사람의 불안을 위로하는 작품
쉘 실버스타인<아낌없이 주는 나무> 주고 받는 행위의 사랑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더불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참된 행복임을 이야기하는 작품

 

 

 

 

유치환의 <행복>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그리운 사람 혹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모든 사람은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다 -한줄평

 

 

나태주의 <행복 1>

딸아이의 머리를 빗겨 주는
뚱뚱한 아내를 바라볼 때
잠시 나는 행복하다
저의 엄마에게 긴 머리를 통째로 맡긴 채
반쯤 입을 벌리고
반쯤은 눈을 감고
꿈꾸는 듯 귀여운 작은 숙녀
딸아이를 바라볼 때
나는 잠시 더 행복하다.

학교 가는 딸아이
배웅하러 손잡고 골목길 가는
아내의 뒤를 따라가면서
꼭 식모 아줌마가
주인댁 아가씨 모시고 가는 것 같애
놀려주면서
나는 조금 행복해진다.

딸아이 손을 바꿔 잡고 가는 나를
아내가 뒤따라 오면서
꼭 머슴 아저씨가
주인댁 아가씨 모시고 가는 것 같애
놀림을 당하면서
나는 조금 더 행복해진다.

나도 긴 머리의 딸이 있는데 학교 가는 아침에 머리를 빗겨주는 일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하지만 딸아이의 머리를 빗겨주지 않는 날이 되면 독립했다고 기뻐만 할까?  지금이라도 작은 행복을 미루지 말고 느껴야겠다 - 한줄평 

 

나태주의 <행복 2>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자녀가 사춘기가 되니 좋아하는 노래를 흥얼거릴 때 참 뿌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줄평

 

 

 

 

신해철의 <나에게 쓰는 편지>

1. 난 잃어버린 나를 만나고 싶어
모두 잠든 후에 나에게 편지를 쓰네
내 마음 깊이 초라한 모습으로 
힘없이 서있는 나를 안아 주고 싶어
난 약해질 때마다 나에게 말을 하지
넌 아직도 너의 길을 두려워하고 있니
나의 대답은 이젠 아냐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이제 나의 친구들은 더이상 우리가
사랑했던 동화 속의 주인공들을 이야기하지않는다.
고호의 불꽃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 입은 분노도 스스로의 현실엔 더이상 도움될 것이 없다 말한다.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은행구좌의 잔고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가끔씩은 불안한 맘도 없지 않지만 걱정스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친구여
우린 결국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데

2. 때로는 내 마음을 남에겐 감춰왔지
난 슬픈 땐 그냥 맘껏 소리내 울고 싶어
나는조금도 강하지 않아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은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이 노래를 오랜만에 들었는데 유튜브 댓글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그의 음악을 듣는 소년은 어른이고 그의 음악을 듣는 어른은 소년이다. 이 말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신해철은 진정 철학자이리라. -한줄평

 

 

 

 

 

출처 pops8090 신해철-나에게 쓰는 편지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나무는 한 소년을 사랑하고, 소년과 있을 때 무한한 행복을 느낀다. 어릴 때는 놀이터가 되어주고 어른일 때는 집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배도 만들어주고 노인이 되었을 때는 나무의 밑동까지 내어주면서 소년과 함께 있는 시간이 나무는 무척 행복했다. 결국 사랑하는 사람과 더불어 있을 때 참된 행복임을 일깨워 주는 동화이다. 어릴 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단순 동화였는데 어른이 된 후 읽었을 때는 나무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눈물 나는 동화인 것 같다. 소년이 나무의 마음을 노인이 되어서야 깨달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부모가 되어보니 나무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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